Q : 강아지를 집에 혼자 두면 안절부절못하고 계속 짖어요. 이것저것 물어뜯어 놓기도 하고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 강아지가 혼자 있을 때 불안한 행동을 보이는 것은 ‘분리불안증’ 때문입니다. 강아지의 분리불안증으로 고통받는 보호자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분리불안증은 강아지가 보호자와 떨어져 혼자 있으면 그 불안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일으키는 다양한 행동을 말합니다. 불안 상태에 있는 강아지는 안절부절못하고 온 집안을 바쁘게 돌아다니거나 침을 과다하게 흘리고 늑대처럼 울부짖기도 합니다. 이러한 울음을 ‘하울링’이라고 합니다. 하울링은 이웃에 불편을 끼쳐 민원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강아지의 공격성이 강할 때는 휴지나 벽지를 물어뜯고 더 심한 경우에는 문이나 가구 등을 파손시키기도 합니다. 또 대소변을 잘 가리던 강아지가 온 집안, 특히 보호자의 침대에 볼일을 보기도 합니다.
강아지에게 분리불안증이 생기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혼자 있는 것을 못 견디도록 길러졌기 때문입니다. 자연의 모든 동물들은 새끼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야멸차게 독립시킵니다. 반려견을 기르는 보호자가 이렇게 못할 때 강아지는 의존적인 성격을 갖게 되고 혼자 남으면 불안을 참지 못하게 됩니다.
분리불안증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상생활에서 강아지가 혼자 있게 되는 상황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습관을 들이는 것입니다.
먼저 강아지의 잠자리를 따로 마련해줘 독립심을 키워줍니다. 또 강아지를 집에 혼자 두고 외출할 때 평상시보다 과한 스킨십을 해선 안됩니다. 강아지는 그런 과정을 자기가 혼자 남게 되는 사전 신호라고 받아들이고 더 흥분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강아지를 혼자 두고 나갈 때는 표시 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떠나는 것이 좋습니다.
강아지의 신경을 다른 곳으로 끄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때 사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도구가 ‘노즈워크(nose work)’입니다. 노즈워크는 간식을 곳곳에 숨겨둘 수 있는 장난감 모형이나 천으로, 애견용품을 판매하는 곳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병에 간식을 넣어두고 작은 구멍을 뚫어 직접 만들 수도 있습니다. 보호자가 외출하면서 노즈워크에 간식을 넣어두면 강아지는 한참 동안 그 간식을 꺼내먹느라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다 피곤해지면 잠을 자고, 또 일어나면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혼자라는 불안감을 잊게 됩니다.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텔레비전을 틀어주는 방법도 쓸 수 있습니다. 동물이 나오는 방송프로그램을 좋아하는 강아지들은 텔레비전을 보면서 시간을 잘 보냅니다. 이밖에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아로마 오일 향이 집안 곳곳에 퍼지게 하는 것도 강아지가 편안함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됩니다.
분리불안으로 고생하는 대부분의 강아지는 어릴 때부터 주인의 과도한 보호를 받아 독립심을 갖지 못하고 의존적인 성격이 심해진 경우입니다. 따라서 강아지가 혼자 있을 때도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독립심과 사회성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종무<평화와생명동물병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