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강아지가 집 안 곳곳에 볼일을 봐서 따라다니며 치우느라 고생이에요. 대소변 가리기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 원래 강아지의 대소변 교육은 어미 개가 시켜줘야 합니다. 강아지가 갓 태어났을 때는 어미 개가 핥아서 뒤처리를 해주고, 어느 정도 큰 강아지는 어미 개가 대소변 보는 것을 보고 배웁니다. 그런데 요즘 분양되는 강아지들은 대부분 강아지공장이라고 불리는 번식장에서 태어나다보니 어미 개에게 대소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합니다. 수고스럽더라도 보호자가 강아지의 대소변 교육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지요.
강아지는 자기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볼일을 보는 본능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마당에서 키우는 개는 잔디나 집 밖에 나가서 볼일을 보면 되지만, 아파트같은 곳에 사는 개들은 마땅한 공간이 없으니 집 안 여기저기에 볼일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보호자가 염두에 둬야 할 점은 강아지가 아무 데나 볼일을 보는 것이 결코 문제행동이 아니라는 겁니다. 오히려 너무나 자연스러운 행동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아지 입장에선 보호자가 자기가 원하는 곳에 대소변을 보지 않았다고 소리쳐도 혼나는 이유를 도통 알지 못합니다.
오히려 혼내거나 체벌을 하면 사람의 눈치만 보고 주인을 신뢰하지 못합니다. 결국은 ‘대소변을 누면 보호자가 싫어해서 야단을 치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사람이 보지 않는 곳이나 아무 장소에 볼일을 본 후 도망 다니게 됩니다. 심한 경우 자신의 배설물을 먹어버리기도 하지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강아지에게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대소변 가리기 교육의 핵심은 혼내는 것이 아니라 볼일을 봐야 할 장소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강아지는 자기 집 앞만 아니면 다 똑같은 배변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강아지에게 화장실이라는 개념을 인식시켜주기 위해선 강아지가 평소에 볼일을 많이 보는 집 안 곳곳에 ‘패드’를 깔아주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강아지가 그 위에서 용변을 보면 간식을 주면서 칭찬해줍니다. 강아지는 처음엔 왜 칭찬을 받는 건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런 행동이 반복되다보면 자기가 패드에 볼일을 보면 보호자가 좋아하고 간식을 준다는 것을 깨닫고 특정 장소에서 용변을 잘 가립니다.
강아지가 패드 위에서 대소변을 잘 보는 정도가 되면 패드를 두는 장소를 차츰 줄여 주인이 원하는 곳을 강아지 화장실로 만들 수 있습니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처음부터 사람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도록 강요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강아지는 갇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공간에 혼자 들어가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보다는 강아지가 맘 편히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화장실을 마련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박종무<평화와생명동물병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