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강아지가 목욕을 너무 싫어해요. 어떻게 하면 목욕을 잘 시킬 수 있을까요?
A : 집 안에서 반려견을 키울 때 반드시 해줘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목욕입니다. 강아지 목욕은 냄새가 나거나 지저분하면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기 때문에 시키는 것입니다. 사실 강아지의 입장에선 굳이 목욕할 이유가 없습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강아지는 목욕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므로 강아지가 편하게 목욕할 수 있도록 적응시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어린 강아지를 집에 데려왔을 때는 가급적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것이 좋으므로 보름 정도는 목욕을 시키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바뀐 환경에 서서히 적응하면 7~10일 간격으로 목욕을 시켜주면 됩니다.
대부분의 강아지는 몸이 물에 젖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샤워기로 물을 머리에 쏟아부어서 숨 쉬기 힘든 상황을 경험하면 물을 무서워하게 됩니다. 어린 강아지를 물에 적응시키기 위해선 먼저 세숫대야 안에 강아지를 두고 몸만 잠길 정도로 따뜻한 물을 받아줍니다. 그리고 강아지 샴푸로 살살 씻긴 후에 샤워기로 비눗물을 헹궈주면 됩니다. 강아지 얼굴을 씻길 때는 손에 물을 조금씩 묻히거나 수건에 물을 적셔 닦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샤워기로 얼굴에 직접 물을 뿌리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특히 눈에 비눗물이 들어가면 각막 손상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강아지를 다 씻긴 후에는 수건으로 닦고 헤어드라이어로 말려주세요. 털에 물기가 남은 채로 그냥 두면 피부병이 생기기 쉽습니다.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할 때는 바람의 온도도 잘 살펴야 합니다. 너무 센 온도로 집중해서 한곳만 말리다보면 화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강아지들은 헤어드라이어 소리에 민감하기 때문에 어린 강아지일수록 바람의 강도를 약하게 해 적응시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털을 다 말리고 나면 귀 세정제로 귀 청소를 부드럽게 해주고, 보름에 한번씩은 항문낭을 짜줘야 합니다. 항문낭은 강아지들의 항문 양쪽에 있는 기름 주머니인데 여기에서 지독한 냄새의 분비물이 생성됩니다. 이 분비물을 제때 처리해주지 않으면 악취가 나거나 심할 경우 염증이 생겨 엉덩이 주위 피부가 썩기도 합니다. 항문낭을 짜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항문낭은 항문을 중심으로 5시와 7시 방향에 있으며, 가는 관으로 항문과 연결돼 있습니다. 이 항문낭을 움켜쥐고 항문 쪽으로 짜주면 분비물이 나옵니다. 냄새가 지독하므로 꼭 휴지로 감싸고 짜주세요. 항문낭 관리가 익숙하지 않을 경우엔 예방접종을 위해 동물병원에 갔을 때 문의하면 친절하게 가르쳐줄 것입니다.
이렇게 목욕을 모두 마친 후엔 꼭 해야 할 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맛있는 간식을 주는 것입니다. 강아지는 목욕 자체를 싫어하지만 목욕이 끝난 뒤 간식을 주는 과정을 반복하면 ‘목욕=맛있는 간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점차 목욕에 대해 거부감도 느끼지 않게 됩니다.
박종무<평화와생명동물병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