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강아지가 자꾸 손을 깨무는 데 손사래를 쳐도 말을 듣지 않아요. 이리 오라고 불러도 사람 눈치만 보고 잘 오지 않고요. 강아지가 말귀를 알아듣게 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없을까요?
A : 강아지는 보호자가 ‘깨무는 것이 싫다’고 손사래를 쳐도 그것이 거부의 의미인지 잘 모릅니다. 아무리 불러도 오지 않고 눈치만 본다면 이는 과거에 강아지가 잘못한 일이 있었을 때 주인이 강아지의 이름을 불러 앞에 데려다놓고 혼낸 적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로 인해 보호자에 대한 신뢰를 잃어 눈치를 보는 것이지요. 따라서 강아지를 교육시키기 위해선 혼을 내기보다 잘했을 때 칭찬하는 방법을 쓰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그런데 이때 식구들마다 칭찬하는 말이나 방식·억양 등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강아지 입장에선 어떤 말이 칭찬인지 헷갈릴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바로 ‘클리커’입니다. 클리커는 누르면 ‘딸깍’ 하고 소리가 나는 용품입니다. 이 도구의 이론적 배경에는 ‘파블로프 박사의 조건반사 실험’이 깔려 있습니다. 파블로프 박사가 개들에게 사료를 줄 때마다 종을 쳤더니 나중에는 종만 쳐도 개들이 사료를 줄 거라고 생각하고 침을 흘렸습니다. 개들이 종소리와 사료를 연관지은 것입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반려견에게 클리커 소리를 칭찬의 신호로 인식시키는 것이 ‘클리커 트레이닝’입니다. 이 훈련을 통해 강아지는 보호자가 자신의 어떤 행동을 좋아하는지 인지하고 그에 맞는 습관을 들이게 됩니다.
클리커 교육을 위해 필요한 준비물은 클리커와 포상으로 줄 간식, 그리고 인내심입니다. 클리커는 동물병원이나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간식은 강아지가 먹는 것에 지나치게 집중하지 않게 육포·치즈 등을 완두콩 크기로 작게 잘라 준비합니다.
첫단계는 강아지가 클리커에 익숙해지는 과정으로, 클리커를 강아지에게 보여주고 한번 눌러서 딸깍 소리를 냅니다. 그리고 나선 간식을 줍니다. 이런 과정을 몇차례 반복하면 강아지가 클리커 소리를 칭찬의 소리로 인식하게 됩니다. 단, 클리커의 딸깍 소리는 한번씩만 내야 합니다.
다음 단계에선 가르치고자 하는 행동, 즉 습관을 강화시키는 훈련을 시작합니다. 강아지가 이름을 듣고 달려오도록 하고 싶다면 일단 강아지의 이름을 한번 부릅니다. 그리고 강아지가 쳐다보면 클리커로 딸깍 소리를 낸 후 간식을 주고, 다가오면 또 클리커 소리를 들려준 후 간식을 먹입니다. 이런 과정을 되풀이하다보면 강아지는 보호자가 불렀을 때 다가가는 행동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행동교육 중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앉아’ 교육도 시킬 수 있습니다. 간식을 강아지 코에 대고 냄새를 맡게 한 후 천천히 머리 뒤로 올립니다. 그러면 강아지는 냄새를 맡기 위해 위를 쳐다보며 자연스럽게 뒷다리를 구부립니다. 바로 그때 ‘앉아’라고 말하면서 클리커로 딸각 소리를 내고 간식을 줍니다. 이런 방식으로 클리커 소리를 반복적으로 들으면 강아지는 지금 자기가 하고 있는 행동이 칭찬거리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 행동을 스스로 강화시킵니다.
이밖에도 클리커 교육은 다양한 형태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강아지가 보호자의 손을 물려고 하는 경우, ‘앉아’ 교육을 미리 해뒀다면 앉도록 한 후 클리커를 누르고 간식을 줍니다. 또 강아지에게 장난감을 주고 이를 깨물면 딸깍 소리를 낸 후 간식을 먹입니다. 이런 식으로 강아지의 관심을 보호자의 손에서 다른 것으로 자연스럽게 이동시켜 문제행동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박종무<평화와생명동물병원장>
